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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교육 의무화 바람 ··· “형태 변해도 코딩 열풍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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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딩교육1 작성일 24-12-24 11:22 조회 4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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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교육 의무화 바람 ··· “형태 변해도 코딩 열풍 이어질 것”


고려대 등 여러 SW중심대학은 컴퓨터 관련 학과 정원 확대와 전교생 대상 프로그래밍 교육 도입에 힘쓰고 있다. 백성욱(세종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대학은 지식인을 배출하기도 하지만 국가 로드맵에 따른 혁신 인재를 양성해 낼 필요성이 있다”며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인력이 최근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초·중학교 코딩 교육 의무화와 정보 수업 확대도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국가 지원과 의무화 사업으로 만들어진 코딩 열풍인 만큼 강의 인력 부족, 형식적인 강의 방식, 지역 간 정보 수업 격차 등의 문제가 지적된다.

 

  인문학도도 코딩 배워야

  고려대는 올해 전교생 대상으로 프로그래밍 기본 소양 함양을 위해 필수 코딩교양 6학점(SW프로그래밍의기초·데이터과학과인공지능)을 도입했다. 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SW중심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컴퓨터 관련 정원 확대와 전교생 대상 프로그래밍 교육 도입 시 대학에 예산이 지원되는 것이 골자다. ‘SW프로그래밍의기초’ 강의는 파이썬을 다루고 ‘데이터과학과인공지능’ 강의는 데이터 처리와 인공지능의 기초를 배운다. ‘SW프로그래밍의기초’ 강의를 진행하는 신은경(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영어가 영어영문학과 학생들한테만 중요한 학문이 아닌 것처럼 프로그래밍 언어도 전교생에게 필요한 기술”이라며 “더 이상 프로그래밍은 공과대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권하은(경영대 경영24) 씨는 “‘SW프로그래밍의기초’는 정말 기초적인 수준부터 배운다”며 “낯설었던 코딩을 왜 배워야 하는지, 어떻게 활용하는지 등을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타 대학도 마찬가지다. 2015년 세종대는 비이공계 전공자를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을 국내 대학 최초로 의무화했다. 성균관대 역시 2016년 전교생 필수 이수 과정인 DS기반 교과목 9~11학점을 교육과정으로 편성했다. 이한성(국립안동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최근 소프트웨어 도움 없이 산업 현장이나 연구 분야가 돌아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최소한의 필수 교육을 제공해 산업체에 내보내는 게 시대의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비전공자들에게도 디지털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은 교수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한성 교수는 “졸업 후 산업 분야에 나가면 프로그래밍 언어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경우가 많다”며 “‘컴퓨팅 사고’를 이해하는 능력은 필수”라고 전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디지털 교육은 개발자를 양성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현철(정보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과학을 가르치는 목적이 과학자 양성이 아니라 자연을 이해하는 소양을 가르치는 데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세상을 알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인문사회계열 학생들과 발 맞춰야

  그러나 학생들, 특히 인문사회계열 전공생들의 거부감은 여전히 크다. 신은경 교수의 ‘SW프로그래밍의기초’ 강의 학생 코멘트에는 ‘이해는 했지만 하나하나 입력이 어려운 것 같다’, ‘진도가 빨라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응부터 ‘어쩔 수 없는 문과인지 코딩이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열심히 듣고 있는데 문자도 이상하고 너무 어렵다’는 평이 실려있다. 정예은(경영대 경영24) 씨 역시 “고등학교 때 정보 과목을 들어 코딩에 기본적인 지식이 있음에도 뒤로 갈수록 과제를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교수자와 학습자 간 간극이 대학 디지털 교육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SW프로그래밍의기초’ 강의를 수강하는 24학번 김모 씨는 “코딩교양 강의의 난이도가 높아 매주 퀴즈를 제출하는 게 부담이 된다”며 “줌, 구글, 패들렛, 노션, 슬라이도, 코들 등 너무 많은 플랫폼을 수업에서 활용한다”고 말했다. 정서윤(이화여대 컴퓨터공학23) 씨는 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학년 1학기에 ‘문제해결과 SW프로그래밍’ 컴퓨터 강의를 수강했다. 정 씨는 “기초적인 부분을 더 공부해야 했고 작은 실수만 있어도 프로그램이 안 돌아가는 게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교수자 역시 학생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경란(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교수자는 대부분 컴퓨터공학 전공자이기에 수강생이 인문사회계열 학생인 경우 교수자와 학습자 간 공감을 형성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력 문제로 해결은 어려운 실정이다. 노영욱(신라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비전공자의 경우 자신의 전공 영역과 결합한 교육이 필요하나 이를 교육할 컴퓨터교육과 교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역시 마찬가지다. 신은경 교수는 “‘SW프로그래밍의기초’ 강의에서 비대면으로 600~700명 가르치는 것은 교수 입장에서도 번거로운 일”이라면서도 “담당 교수님들께서 취지에 공감하시기에 강의가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자미(교육대학원 컴퓨터교육전공) 교수는 “담당하는 학생 수가 적지 않아 모든 학생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초·중 코딩 의무화, 환영 속 잡음도

  캠퍼스뿐 아니라 초·중·고에서도 코딩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는 기존 언어, 수리 소양과 더불어 디지털 소양이 추가됐다. 내년부턴 ‘디지털 인재 양성’ 사업에 따라 초·중학교 코딩 교육이 의무화된다. 학교 재량에 따라 중학교 3개 년 중 일부, 초등 5~6학년에 코딩 수업이 편성될 예정이다. 정보 수업이 초등학교 기존 17시간에서 34시간으로, 중학교 34시간에서 68시간으로 확대된다. 또한 영재학교, 과학고를 대상으로 SW영재학급을 2022년 40개에서 2025년 7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초·중·고 의무교육이 자리를 잘 잡는다면 학생들이 일찍이 기본적인 소양을 갖출 수 있다. 안우엽 ㈜코드캠프 대표는 “영어는 초·중·고에 걸쳐 배워왔기 때문에 대학에서 접하는 것도 생소하지 않지만 소프트웨어 교육은 대학에서 처음 접해 교육의 질도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초·중등교육 코딩 교육 의무화는 대학 프로그래밍 수업의 부담을 덜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 정보교육 체계가 갑작스럽게 도입된 만큼 잡음도 많다. 컴퓨터 교육 등 정보 교과 과정은 빠르게 바뀌는 디지털 세상에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한성 교수는 “공과대의 경우 연구 분야나 산업 현장의 필요에 따라 교과 과정을 과감하게 변경하는 경우가 있지만 사범대학은 교육부에서 나오는 가이드라인과 전통적인 교과목 중심으로 편성이 된다”며 교과 과정이 바뀌는 속도의 차이를 지적했다.

  정보 교과 교사 부족도 문제다. 유길상(정보창의교육연구소) 연구교수는 “코딩 교육 변화로 인해 정보 교과 교사 부족 문제가 심화한다”고 전했다. 매년 사범대학과 일반대학 교직과정, 대학원 등으로 배출되는 정보 교과 교사는 약 500명이다. 국내 중학교 3172개교에 정보 교과 교사가 정원대로 배치된 학교는 47.6%인 1510개교에 불과하다. 김귀훈(한국교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정보 교과 교사는 시수 부족으로 인해 여러 학교를 순회하며 수업한다”며 “6개 학교에서 수업하는 경우까지 봤다”고 말했다. 최현종(한국교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는 “교육의 연속성 및 시수 부족 문제를 원론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단기간 체험 위주 교육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며 “초등 교육의 부재와 중등 및 대학 교육의 연계성 부족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학교 간 정보 수업 격차도 우려된다. 이강(한동대 전산전자공학부) 교수는 “비전문가 교사들이 보충 교육을 받아 코딩 교육을 주도하는 전문성 부족이 문제”라며 “기계적으로 코딩하는 교육은 학생들의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발전에도 코딩 중요성 여전

  교육과정 전반에 코딩 교육 체계를 이식했으나 최근의 산업 흐름이 프로그래밍에서 인공지능으로 옮겨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시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남·18)군은 “프로그래밍을 달달 외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라며 “프로그래밍 명령어 짜는 것은 컴퓨터가 훨씬 잘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했다. 실제로 AI의 발전은 코딩에서 인공지능으로 유행을 옮겼다. 안우엽 대표는 “ChatGPT 기반으로 다양한 AI 서비스가 추가로 만들어지며 새로운 사업들이 출현하는 게 최근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필수 교양 과목 또한 인공지능 교육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진규(정보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알고리즘 관련 인공지능 과목을 난이도를 낮춰 교양 수준으로 만들어 제공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찬우(정보대 인공지능학과) 교수 역시 “AI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며 ChatGPT나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이 학생들에게 필요해질 것”이라며 “인공지능 교육이 인문사회계열까지 확대된다면 디지털 인재 양성에 도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흐름이 완전히 이동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백성욱 교수는 “인공지능 발전이 완성되기까지 길게 20년은 본다”며 “20년 정도는 과도기”라고 명시했다. ChatGPT는 인터넷상에 게시된 개발 전문가들의 코드를 학습하며 완성도 높은 코드를 추천하지만 ChatGPT가 아직 프로그램 개발자 일자리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강 교수는 “ChatGPT가 쏟아내는 코드도 결국 사람이 검증해야 쓸모 있다”고 전했다. 강경란 교수 역시 “인공지능은 여전히 단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에 그친다”며 “학습 범위가 제한돼 있기에 도움 되는 도구로서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중헌(공과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코딩 열풍은 형태가 변할 수 있지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결국 실무에서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와 도구, 협업 방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백성욱 교수는 “현재 코딩 교육이 실용적으로 바뀌려면 학점 목적으로 점수를 매기는 것이 아닌 패스의 문턱이 높은 P/F로만 채점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학문 분야와의 융합도 모색해야 한다. 김귀훈 교수는 “생명과학, 사회과학, 예술 등 타 전공 학생들에게 적절한 코딩 기술을 교육하며 각자의 전문 분야에서 코딩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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